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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Noodle

[명동맛집] 함흥면옥. 함흥냉면은 역시 회냉면인걸로!

테드 리 2016. 9. 12. 16:21


명동맛집

함흥면옥


 


PROLOGUE


 




날씨가 좋았던 어느 주말, 명동으로 길을 나섰다.

명동역에서 내리자마자 하늘이 너무 예뻐서 신세계 백화점쪽 출구를 향해 걸어나갔다.

그리고 사진을 한장 담아보았다.

 

 

하늘이 참 예쁜 날이었다.

날씨가 좋은 주말 오전에는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이런 여유로움이 나는 참 좋다.

이날은 잠시 일을 본 뒤에, 한번 가봐야지 하고 있었던 함흥면옥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항상 평양냉면만을 맛보던 나였기에 조금 더 기대가 되었던것 같다.


 


DISH

 

 

자리에 앉으면 이렇게 깔끔한 소스통들이 보인다.

하지만 나는 냉면을 먹을때 양념을 추가하지 않기때문에 얘네들을 필요 없다.

평양냉면이던 함흥냉면이던 나오는 그대로 먹는 습관은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몸에 깊숙하게 배어있다.

뭔가 다른 양념을 추가하면 어색함이 들어서 먹지 못하겠더라.

 

 

자리에 앉으면 이렇게 육수를 내어주신다.

맛이 잘 기억나지 않지만, 따뜻해서 후후 불면서 마셨던 기억은 있다.

살살 마시면서 회냉면을 기다렸다.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는 육수는 생각보다 뜨뜻했다.

 

 

그리고 곧 등장한 함흥면옥의 회냉면.

요즘 평소에 자주 먹고 있는 평양냉면의 면과는 상당히 다른, 일반적인 냉면의 면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었다.

평양냉면을 보기 전에는 항상 이런 냉면만 먹고 있었는데, 이렇게 보니 뭔가 익숙하지 않는 기분이 느껴졌다.

 

평양냉면이라면 물냉면, 함흥냉면이라면 비빔냉면이나 회냉면 이라는 주관적인 공식이 있기 때문에 이날은 고민도 하지 않고 회냉면을 주문했다.

기대를 가지고 음식을 한장씩 담기 시작했다.

 


얘네도 꾸미라고 해야 하나, 비빔냉면 위에는 홍어회와 아삭아삭한 배조각 드리고 달걀 반개가 올려져 있다.

과하지도 적당하지도 않은 꾸미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회냉면에서는 회와 같은 꾸미들 보다도 면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냉면은 먹을때 가위로 자르고 먹지 않고 그냥 그대로 먹는다.

우선 소화를 위해 달걀 반개를 한입에 먹고 나서 나머지 꾸미들이 냉면과 잘 어울리도록 잘 섞어준다.

섞을수록 먹음직스러워 지는 회냉면이 입맛을 자극한다.

이제 이정도 섞었으면 먹을때가 되었다는 신호다.




이날도 역시 어김없이 한그릇을 제대로 완냉했다.

오랜만에 맛보는 평양냉면과는 확연히 다른 면에 이질감이 들었던게 사실이다.

입에서 제대로 끊어지지 않는 얇은 면과 어색한 식감이 뭔가 이 맛을 온전히 즐기는게 방해가 되었다고 느겼다.

사람이란 역시 적응의 동물인지라 예전에는 정말 제대로 즐겼었던 이런 면들이 어느새 내게 즐기기 어려운 음식이 되어버렸구나.

하지만 홍어회와 함께 먹는 이 냉면의 맛은 그 자체로만 본다면 이곳 함흥면옥의 명성에 걸맞는 음식이었던것 같다.

다음에 다시 가게 된다면 회냉면과 만두를 함께 주문해서 재미있는 식사를 하고 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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